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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강, 2005/07/19 13:51, Game]
한창 민감하기 짝이 없는 시점에서 굳이 카트라이더 이야기를 하는 것은, 어쩌면 '나를 돌로 매우 쳐라'는 고함일는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해보련다. 인생은 찌질찌질.




일단 온라인 캐쥬얼 게임의 기본적인 흐름에 대해 한번 알아보자.

지극히 간단한 형태로 도식화하자면, 유저가 게임에 접속해서 거쳐가는 단계, 그리고 각 단계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은 대개 다음과 같이 정리된다.

물론 본격적으로 파고 들면 이렇게 단순할 리는 없다



이 4가지 단계에서 어느 부분이 가장 중요할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마도 [4]게임 진행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을 것이다.

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4]게임 진행은 물론 중요한 요소이기는 하다. 하지만 이 게임이 '온라인'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한, 게임 진행만이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되지는 않는다.

즉, [1]+[2]+[3] : [4] = 5 : 5로 중요함의 비율을 가진다고 생각한다.

싱글플레이만을 상정하고 있는 게임과는 달리, 온라인 게임은 '다른 유저'라는 존재를 상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온라인 게임의 생명력으로 이어지는 '커뮤니티'를 어떻게 컨트롤하느냐가 중요한 문제로 대두된다.

그리고 하나의 온라인 게임에서 커뮤니티 컨트롤은 흔히 [1]+[2]+[3]을 어떻게 디자인하느냐에 따라 좌우된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이를 게임 진행 자체와 거의 동등한 비율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카트라이더를 보자면...?



1. 게임 진행


일단은 대다수 사람들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4]게임 진행에 대해서 간단하게 먼저 짚어주고 가자.

요즘 시끌벅적한 카트라이더 표절 시비는 사실상 이 '게임 진행 파트' 하나에만 국한되어 있는데...

뭐 이해는 간다. 확실히 비슷하니까. 카트레이싱이라는 장르 내에서, 마리오카트DD를 집중적으로 벤치마킹한 아류작이라 할만하다.

하지만 표절이라고 한다면...? 왜 마리오카트만 물고 넘어지시나.

Super Mario Kart, Skunny Kart, Wacky Wheels, Virtual Karting, Manic Karts, Virtual Karts, SuperKarts, Atari Karts, Mario Kart 64, Formula Karts: Special Edition, Diddy Kong Racing, S.C.A.R.S. (Super Computer Animal Racing Simulation), Crash Team Racing, Toyland Racing, Chocobo Racing, Walt Disney World Quest Magical Racing Tour, Mad Dash Racing, Star Wars: Super Bombad Racing, Konami Krazy Racers, Mario Kart Super Circuit, Michael Schumacher Racing World Kart 2002, Antz Extreme Racing, Shrek: Swamp Kart Speedway, Mario Kart: Double Dash, Crash Nitro Kart, Coronel Indoor Kartracing, Digimon Racing 등등의 수많은 카트레이싱 게임들이 억울해 하잖아!

여기서는 간단하게 짚기로 했으니, 보다 자세한 정보는 Moby GamesNairriti님의 [일등주의는 무시한다]를 참고하는 정도로, 표절 이야기는 끝낸다.

표절이라는 선입견을 걷어내고 바라보는 카트라이더 게임 진행은... 훌륭한 작품이다! 온라인 기반으로 0.1초 차이를 다투는 '레이싱 게임'의 조작감을 이만큼 구현해 낸다는 것이 쉬운 일일거라 생각하는가.

'카트레이싱'의 기술적 기본을 충실히 갖추고 있으며, 이에 더해 시각적, 청각적 연출 퀄리티도 훌륭한 게임이다. 수많은 온라인 레이싱 게임이 나와 있음에도 불구하고(심지어 카트레이싱 게임도 있는데), 카트라이더가 국민 게임이라 불리우며 1위에 등극한 것은 그냥 운으로 되는 일이 아닌 것이다.




2. 대기실


게임 진행에 대해서는 간단하게 짚기로 했으니,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서 [2]대기실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

사실 개인적으로 카트라이더의 가장 대단한 점이라 생각하는 것은, 게임 진행이 아니라 '대기실의 파격적인 디자인'이다.

(뭐 이건 어느 정도 개발자적 관점에서 바라보게 되는 부분이니... 유저들 입장에서는 잘 와닿지 않을는지도 모르겠지만...)

맨 위에 나와 있는 순서도에서, 각 단계를 구성하는 요소들은 어느 정도 '공식'으로 정립되어 있었으며, 수많은 캐쥬얼 게임들이 별반 고민 없이 이런 스타일을 채용해 왔다. (물론 이 채용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포트리스2의 대기실... 전형적이다



카트라이더 이전의 넥슨 게임인 BnB의 대기실... 역시 전형적



하지만 카트라이더의 대기실은 이러한 공식에서 철저하게 탈피하고 있다.

카트라이더의 대기실... 어디가 다른지 알겠는가?



'대기자 전체 채팅'과 '대기유저 리스트'가 없다.

보이는 것은 오로지 게임룸 리스트, 그리고 입장 버튼이 전부이다. 다른 기능들을 지원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의도적으로 축소되어 시선 외곽으로 빠져 있다.

'그게 뭐...?'

라고 생각하기가 쉽겠지만, 내가 보기에 이는 충분히 파격적이다. 대기실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커뮤니티를 완전히 포기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이는 내가 예전부터 '대기실에서 소통의 통로를 열어주는 것이 과연 커뮤니티 형성에 도움이 되는가?'라는 의문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더 크게 와닿은 것일는지도 모르겠지만...

대다수의 온라인 캐쥬얼 게임들이 대기실에 입장해 있는 유저들의 리스트를 보여주며, 이 유저들 사이의 채팅을 지원하고 있지만, 사실 이는 별반 의미가 없는 일이라 할 수 있다.

생판 모르는 사람들의 아이디가 나열된 리스트가 무슨 소용이 있는가? 그 사람들의 정보를 조회하고, 1:1 대화도 가능하겠지만 정작 그런 시도를 하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생판 모르는 사람들이 바글거리는 대기실에서 채팅을 통한 소통이 무슨 의미를 가지는가? 어차피 '게임'을 하기 위해 접속한 사람들이 대기실에서 무슨 대화를 나누고, '친밀함'을 구축하겠는가?

그리고 실제로 대다수 캐쥬얼 게임에서 대기실 채팅창은 결국 이런 형태로 얼룩져 버리거나...

뭐라는겨 -_-



혹은 광고로 도배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소통의 통로? 커뮤니티의 형성? 오히려 그 반대 급부를 불러와 역작용을 일으킬 위험만 가득한 것이 대기실 채팅창이라고 생각한다.

커뮤니티 형성이라는 기대 역할은 수행하지 못한 채, 오히려 커뮤니티 붕괴라는 역작용을 일으키고, 게임에 집중되어야 할 시선을 분산시키기만 하는 존재 - 이를 굳이 고수할 이유는 무엇인가?

그리고 카트라이더는 내 의문에 대한 대답으로 다가왔다. 없애버려도 된다.




3. 게임룸


몇번 말했지만 난 아직도 연습 카트를 타고 다닌다 *-_-* 노란장갑 2손가락까진 올라갔다



이러한 생각은 [3]게임룸으로도 그대로 이어진다. 게임룸에서의 채팅창?

그나마 소수 인원이 들어와 있기 때문에 대기실만큼의 역작용이 일어날 가능성은 적지만... 역시 별도의 공간으로 배치할 만큼의 가치는 없다.

시선은 시선대로 분산되면서, 정작 나오는 이야기의 90%는 'ㄹㄷㄹㄷ' 혹은 'ㄱㄱㄱ' 정도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임룸에는 '최소한의 소통 기능'이 필수적이다. 대기실처럼 완전히 빼버릴 수는 없는 것이다.

카트라이더의 대안은...? '말풍선'이었다. 채팅창과는 달리 '휘발성'을 가지면서도 의사 소통에는 별반 하자가 없는 깔끔한 방식이랄까?

그리고 채팅창으로 분산될 시선을 최대한 각 유저들의 '캐릭터'로 집중시켰다. 역시 의도적으로 다른 부분은 시선 외곽으로 빼버린 것이다.

실제 레이싱에서 상대하게 될 타유저의 모습 그 자체보다 더 직관적인 정보 전달이 있을까. 아울러 이는 게임이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캐릭터성'을 효과적으로 부각시킬 수 있는 수단이기도 하다.




4. 호흡 단축과 게임으로의 집중


이처럼 파격적인 대기실과 게임룸 디자인을 통해 카트라이더가 얻는 것은 무엇이고, 잃는 것은 무엇일까?

일단 잃는 것은 '대기실을 중심으로 하여 게임 내에서 독자적으로 형성되는 커뮤니티'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런 커뮤니티 형성 자체에 의문을 품고 있는 나로서는, 이 손실은 별반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럼 얻는 것은 무엇인가?

일반적으로 카트라이더를 실행한 후에 '게임 진행'까지 몇번의 클릭이 필요한지를 세본 적이 있는가?

시작 -> 대기실 입장(1클릭) -> 게임룸 입장(2클릭) -> 게임 준비(3클릭) -> 게임 진행


3번의 클릭으로 바로 레이싱을 시작할 수 있다. 대기실에서의 호흡이 극단적으로 짧은 것이다. 이는 다분히 의도적이라 할 수 있으며, 커뮤니티를 포기하는 만큼 유저들이 게임에 집중하도록 명확하게 유도하고 있다.

긴 플레이타임과 자생적 커뮤니티가 필수적인 MMO게임에서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이 '커뮤니티의 인위적 축소와, 게임 진행으로의 반강제적 유도'는, 그러나 짧은 플레이타임과 '가볍게 즐긴다'는 느낌이 강한 캐쥬얼 게임의 경우 정답이 될 수도 있다.

유저의 시선과 신경을 분산시키는 요소를 과감하게 가지쳐 버리고, 오로지 게임으로만 집중시킨 이 파격적인 시도는 거대한 성공으로 보답받았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카트라이더의 이 시도가 성공함에 따라 캐쥬얼 게임의 대기실 디자인에는 새로운 흐름이 생겨났다고 생각한다. 거창하게 말하자면 '캐쥬얼 게임의 대기실은 카트라이더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라고 할까?

카트라이더의 이러한 시도를 본딴 캐쥬얼 게임들이 요즘들어 하나 둘씩 눈에 띄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닐 것이다.

콩콩 온라인... 척 보면 알 수 있다



포트리스2의 대기실과 이 뉴포트리스의 대기실을 비교해보라





5. 외부 커뮤니티의 흡수


그럼에도 불구하고 커뮤니티는 필요하다! 온라인 게임이니까!

게임 내에서 자생적으로 형성되는 커뮤니티를 기대할 수 없다면 어떻게 게임 내에 커뮤니티를 구축할 것인가?

이에 대한 대안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 하나는 '게임 외부에서 이미 형성되어 있는 커뮤니티를 흡수한다'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실제로 카트라이더는 저연령층을 타겟으로 하는 게임답게 '학교 커뮤니티' 흡수에 나섰으며, '학생층 게이머'의 본산이라 할만한 PC방을 집중적으로 공략했고 큰성과를 거두었다.

(뭐 요즘은 PC방과의 껄끄러움 때문에 좀 시끄럽다지만서도...)

또한 게임 내적으로 구축한 커뮤니티 지원 시스템은 '메신저'였다. 메신저라는 것은 '새로운 친분의 구축'이라기 보다는, '기존에 존재하는 친분의 연결고리'로서의 의미가 더 강한 수단이다.

즉 커뮤니티의 신규 형성보다는 게임 외적으로 존재하는 커뮤니티를 흡수하고, 게임 내적으로는 외부 커뮤니티의 내재화에 더 적합한 시스템을 갖추었던 것이다.

훌륭한 방식이고, 역시나 성공했다. 비판의 여지가 있을까?

'초딩 돈이나 뜯어먹는...' 이라고 중얼거린 사람은 다시 한번 [넥슨을 위한 변명?]으로 가주길.




이런 관점에서 보자면 요즘 한창 일고 있는 카트라이더 표절 시비는... 참 보고 있기 안타깝다.

게임을 구성하는 요소 중 단 50%만을 가지고 매도하는(그나마도 합리성은 찾아보기 힘든 마녀 사냥격으로) 분위기 속에서, 정작 내가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나머지 50%의 파격은 이야기하는 사람이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트라이더가 이미 '국내 온라인 게임계'에 미친 영향은 거대하다. 그리고 충분히 발전적이다. '다양한' 캐쥬얼 게임이 생존할 수 있는 토양 조성에 카트라이더가 기여한 바는 다분히 큰 것이다.

'이런 카트라이더 빠돌이!', '저도의 넥슨빠!', '넥슨 알바냐!'라는 비난이 벌써 환청처럼 아련하게 들려오지만... 이상이 내가 평가하는 카트라이더이다. 존내 잘 만든 게임이다.



ps1 '라이센스'나 '게임 모드 특화', '아이템 밸런싱'에 대해서도 몇가지 더 이야기할 껀덕지가 있을 듯 싶지만... 혹시나 있을지 모르는 다음 기회로 패스.

ps2 아!!! 가장 중요한 것을 빼먹었군!!! 정작 나는 레이싱 게임을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카트라이더를 거의 하지 않는다 O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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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 | 2005/07/19 20:43 | PERMALINK | EDIT/DEL | REPLY
공감되는 부분이 있군요. 예전에 처음 카트를 했을 때 여기저기에서 채팅이 힘들어서 @$#$%@#$%라고 했다가 (특히 게임이 끝나고 잠시 창을 바꾸면 무슨 얘기를 했는지 알기 힘들었었죠.) 몇 시간 뒤에는 쉬지않고 F5만 누르게 되는 자신을 보고 놀랬던 기억이 납니다.
도야지 | 2005/07/20 10:30 | PERMALINK | EDIT/DEL | REPLY
글강님과 제 사이에는 굉장한 인식의 벽이 있군요..
50%요?
500페이지짜리 책에서 고작 한 문단 그대로 베껴 써도 표절이라는 비난을
받습니다..
나머지가 잘 만들어졌다는 것하고 표절논란하고 무슨 관계가 있는지
표절 이야기를 구구절절 하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글강님을 비롯한 개발자분들
(이렇게 뭉뚱그려도 될까요?)이 표절을 보는 시각에 정말 실망했습니다.
아니 표절을 보는 시각까지는 그렇다고 해도 그걸 비난하는 사용자들을 '폭도'
들로 보시는 것 같은데. 그게 정말 실망스러웠어요..
글강 | 2005/07/20 10:45 | PERMALINK | EDIT/DEL | REPLY
CN // 낚이셨군요 -.- 그렇게 게임에 몰입하게끔 만드는 것이 개발사가 하는 낚시질입니다 ㅎㅎㅎ 카트라이더는 제가 생각하는 한 가장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낚시질을 하도록 디자인된 게임입니다 :)
물론 여기에서 말하는 '낚시질'은 희화된 표현이라는 것을 알고 계시겠죠?

도야지 // 표절을 바라보는 시각 차이에 대해서라면 더 언급할 필요 없겠죠.
'폭도'들에 대해서라면... 근거와 자료를 가지고 문제를 제기하며, 자신의 생각을 주장하는 유저들에 대해서라면 당연히 불만 없습니다. 오히려 고맙죠. (그것이 잘못된 주장일지라도)
'폭도'는 도야지님과는 정반대의 방식으로 문제에 접근하는 이들을 일컫는 말이겠죠.
vgs | 2005/07/21 04:47 | PERMALINK | EDIT/DEL | REPLY
도야지님과 글강님 사이엔 물론 굉장한 인식의 벽이 있죠. 게임을 취미생활의 일부로 하느냐 밥먹고 살려고 하느냐는, 게임을 보는 인식의 문제. 취미생활로 하면 욕하기도 더 쉽고 남을 씹기도 더 쉽고 왠지 자기만은 객관적인 시각을 가진 것처럼 느낄 수도 있으니 기쁘죠.
ShLee | 2005/07/27 13:59 | PERMALINK | EDIT/DEL | REPLY
한동안 카트라이더는 무조건 표절이니 좋지 않다, 넥슨은 악덕기업이다 라는 편견을 가지고 살았는데.. 무조건 나쁘게 바라보는건 역시 좋지 않은것 같군요. 카트에 대한 인식이 이 글로 인해 달라진 것 같습니다. 글 잘읽고 갑니다.
방문자 | 2006/05/14 04:03 | PERMALINK | EDIT/DEL | REPLY
넥슨 알바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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